대청호 이야기

대청호반 길 6-1 코스(국화향 연인길) ...2편

비우기 2011. 2. 6. 00:54

 

뜻밖에 오리떼를 만난 행운에 즐거워 하며 계속 걸어 갑니다. 이렇게 질퍽거리는 길을 차들이 다녔네요.

다행히 그 옆의 논둑으로 올라가니 신발에 흙이 덜 묻게 됩니다.

도보꾼이 흙을 두려워 하진 않지만 그래도 진흙길은 좀.....

 

조금 걸으니 보드라운 길이 금방 나오네요 불평할 사이도 없이 말입니다. ㅎㅎㅎㅎ

 

왼쪽 산길로 가면 좋은 길이 있겠지만 그런 길은 흔할테고 오늘 테마는 호반길이니 저는 물가쪽으로 걷기로 합니다.

 

 

 

저는 물이 참 좋습니다. 찰랑거리는 물의 느낌이나,물의 다양한 소리가 늘 정겹습니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소리, 콸콸 흐르는 강물소리, 파도소리, 빗소리,,,

물이 내는 소리는  다 좋습니다. ^^

 

사람들 몸의 70%가 물이라던데 저는 75%쯤 되나 봅니다. ㅎㅎㅎㅎㅎ

 

가까이 들여다 보기도 하고..

 

멀리 내다 보기도 합니다.

 

고개를 들어 보기도 하고....

 

고개를 돌려서 보기도 합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인지요....

오늘도 방구석에서 티비나 보고 있었다면 어쩔뻔 했습니까? ㅎㅎㅎㅎㅎ

 

 

 

온통 갈색인 이 곳은 마치 가을 같습니다.

 

 

이 곳도 충분히 전망이 좋지만, 아마 저기 보이는 끝이 전망 좋은 곳인것 같습니다.

 

갈대가 한참일 때 꼭 다시 오리라 거듭 다짐 합니다.  !!!

 

오래전 내린 눈이 녹다 녹다 남아서 굵은 소금 처럼 알갱이져 있습니다.  

 

 

가을과 겨울, 그리고 봄, 세 계절이 공존하고 있는 현장입니다.

 

 

 

발 아래를 살펴 봅니다. 혹시 성질 급한 녀석들이 싹을 틔워 올리지 않았나 하고 말입니다.

 

이렇게 이쁜 길은 하루 종일 걸어도 지칠것 같지 않습니다.  ^^*

 

물과 얼음의 경계... 봄의 증거!!!!

 

 

 

추운 겨울 동안 잘도 버티어준 갈대 숲... 그 숲을 헤치며 걷는 기쁨..

도보꾼이 아니더라도 아마 상상이 충분히 될겁니다.

 

 

갈대 숲 끝에 우뚝 서 있는 나무가 제법 당돌해 보입니다. ㅎㅎㅎㅎ

 

저 나무 아래 이쁜 사람 둘이 서 있다면 얼마나 이쁠까 하는 욕심이 슬슬 생깁니다.

자연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사람이 그 한켠에 있으면 더 빛이 나기도 하거든요 ㅎㅎ

 

 

전망 좋은 곳을 향하여 계속 고고~~~~

 

아까부터 사람 말소리가 들렸는데 모른척 하고 있다가 드디어 기회를 잡고 간신히 도촬에 성공 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두 사람이 서로 돌아서 있을게 뭐랍니까? ㅡ.ㅡ;;;;;

 

 

드디어 전망 좋은 곳에 도착 했습니다.

저 나무 의자가 햇빛을 받아 참 따스해 보입니다. 저 곳에 앉아서 바라보는 경치가 정말 좋을것 같네요 ^^ 

잠시 쉬어 갈까 하다가 뒤 따라 오는 연인을 위해 살짝 양보 하는 쎈스~~~

 

바다 위 섬인듯 둥둥 떠 있습니다. 누군가 본다면 아마 조개섬이라고 이름 지어 주었을지도 모릅니다.

 

준돌님 블러그에 보니까 7월엔 육지(?)랑 연결 되어 있더군요...

역시 이곳 대청호는 게절뿐 아니라 물의 양에 따라 경치가 수시로 바뀌는 특성이 있습니다.

 

 

고개만 돌리면 커다란 나무가 가득한 숲이...... 반대로 돌리면 반짝이는 물빛의 호수가 ..

환상적인 그림입니다.

 

전망 좋은 곳에서 사방을 둘러 봅니다.

 

 

의자를 양보하고 평평한 돌에서 남은 커피를 마십니다.

나를 찍을수 없으니 그림자라도 ㅎㅎㅎ

늦은 아침에 오후 세시가 넘으니 배가 고프네요 ㅎㅎ 먹을거 좀더 싸올걸... 여기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저기 연인들에게 커피 한잔 권하며 사진 찍어 드릴까요? 하고 말 붙여 보고 싶지만 생각뿐 입이 안 떨어집니다. ㅎㅎㅎ

 

잠시 방심한 사이 도촬 한번 더 성공...

 

아주 편안해 보이는 뒷모습을 저도 편하게 찍어 봅니다. ㅎㅎㅎㅎ

혹여 만에 하나라도 이 사진 주인공이 보게 되면 초상권 침해로 고소 당할까요?

아님 사진 찍어 줘서 고맙다고 원본 달라고 할까요?

 

커피도 마셨고 , 연인들은 돌아 가고.. 저도 이제 슬슬 돌아가야겠지요 

 

햇살에 반짝이는 물비늘...

 

남은 길이 아쉬워 제가 걸어온 길을 뒤 돌아 봅니다.

가끔 씩은 우리 인생 길도 뒤 돌아 보며 살기로...  걸으며 배운 삶의 교훈입니다.

 

 

 

돌아 가는 길은,  원래 안내가 되어 있는 편안한 산 길을 택했습니다.

 

좌측으로 가면 아까 제가 걸어 왔던 길입니다.

그 질퍽 거렸던 길이 싫기도 하거니와 이쁜 산길이 사람의 마음을 자꾸 잡아 끕니다. ㅎㅎ

 

오른쪽 산길로 가 보기로 합니다. 가봐야 우리 동네니까 알바도 겁나지 않습니다. 

다 아는 뻔한 길이니까 ㅎㅎㅎㅎ 자신만만하게 갑니다. ㅎㅎ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갑자기 나타난 노란 리본은 이 길이 맞다는 표시입니다.

                                                                     역시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괜히 으쓱해 집니다. ㅎㅎㅎ

 

그런데 내려 오자 마자 길이 없어집니다.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계속 느낀거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길이 안내가 너무 안 되어 있는 불친절한 길입니다.

저야 다 아는 길이라 그렇다 쳐도 처음 오시는 분들은 조금 당혹 스러울 수 있겠네요..

그래서 사람 발자국이 많은 쪽으로 가봅니다.

 

아무리 사방을 둘러 보아도 길도 없고 발자국도 없습니다.

할 수 없이 직관(?)에 맏기기로 하고 숲으로 들어 갑니다.

왜???? 우리 동네니까 ㅎㅎㅎㅎㅎ

 

 저 숲속에서 조금 헤매다가 적당한 곳에서 빠져 나옵니다.

가시나무가 제법 있어서 옷이 조금씩 긁혔습니다. 이 곳이 가장 헷갈리게 한 부분입니다.

 

숲에서 나오니 멀쩡한 길이 보란듯이 있습니다.

그럼 어딘가에서 연결 되어 있다는건데  다시 가보기도 그렇고.. 그냥 짐작만 하고 나옵니다.

아까 도보 시작할때 가고 싶도록 유혹 했던 바로 그 길입니다. ㅎㅎㅎㅎ

눈여겨 보라고 했던 바로 그 곳...

 

 

                                                               저 길 끝에는 큰 도로가 있습니다. 이제 오늘 도보는 거의 마쳤습니다.

 

큰 도로에 세워진 허수아비가 재미 있어서....

 

도보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동네 어귀에 있는 반사경으로 인증샷을 ... ㅎㅎㅎㅎ

 

                                                                        한시쯤 출발 해서 돌아온 시간이 네시쯤 되니 세시간 정도를, 

                                                                   표시판에는 4.5킬로라고 했지만 저는 6킬로 정도를 걸은것 같습니다.

                                                  별로 길지도 않은 길을 요란스럽게 걸은 듯 하지만 혼자 걷는 재미를 알게 해준 특별한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6-2 코스를 걸을 계획을 하며 오늘은 여기서 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