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이야기

불갑사 꽃무릇 (너무나 아쉬운...)

비우기 2010. 9. 20. 15:11

이번 여행은 도보 보다는 출사를 목적으로 떠났습니다.

 

꽃무릇이 아직 피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하게 길을 나섰습니다

 

불갑사 입구가 시원합니다.

 

 

 

모든 꽃이 만개 하진 않았지만 봉오리와 활짝 핀 꽃들이 어우러져 오히려 더 보기에 좋았습니다.

 

문제는 꽃이 아니라 준비성이 부족한 저에게 있었습니다.

거의 방전 되어 있는 벳터리가 있는 카메라만 메고 산에 오른것이죠

여분의 베터리가 있었는데 무거울까봐 카메라 가방은 차에 놓고 내렸지 뭐예요 글쎄  ㅡ.ㅡ;;;;

 

그래도 이 곳 세심정에서 마음도 씻고 약수 한 모금 마시고 갑니다.

 

부처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편안한 굴뚝입니다.

 

사진 찍기로 약속한 일행 한 분이 불참하는 바람에 대세가 산행 쪽으로 기울어져 할 수 없이 등산을 했답니다.

 

고마리 이구요

 

'고만이'라고도 하고 '꼬마리' 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아주 작고 낮게 자라는 특성 때문에 붙여진 이름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 풀의 물을 정화 하는 작용이 뛰어난 점 때문에 고마워서 '고마리'라고 부른다고도 합니다.

 

이질풀이구요 ...

쥐손이풀과 헷갈리는 녀석이랍니다.

이참에 구분하는 법을 배웠답니다.

이질풀은 줄기의 털이 옆을 향해서 난 측향모이고
쥐손이풀은 털이 위를 향해서 난 상향모라는 점으로 구별 합니다.

 

뜨거운 날씨에 빈 카메라 짊어지고 ... 헥헥...

햇볕이 너무 많이 내려 쪼여서 노출도 맞지 않는등...

 

좋은 사진을 한장도 건지지 못해서 너무나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서너시간 산행으로 몸이 좋아졌으리란 기대를 하며 그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꽃무릇은 흔히 상사화(相思花)로 잘못 알려져 있는 꽃입니다.

정작 축제를 진행하는 불갑사에서 조차도 꽃무릇을 상사화축제로 하고있으니 답답한 일이지요 ㅎㅎㅎ

또한 열매를 맺지 못하고 꽃이 진 다음에 잎이 나와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슬픈 사연때문에 상사화로 불린다고 하는데

정작 상사화라는 이름을 가진 꽃은 따로 있습니다.

 

▼아래는 상사화 꽃입니다.  

색상하며 모양새가 꽃무릇이랑 확연히 다르지요?

 

 

상사화나 꽃무릇이나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것은 똑 같습니다.

상사화는 이른 봄에 잎이 올라와서 지고 난후 8월경 노랑과 분홍의 꽃을 피우고

꽃무릇(석산)은 가을에 잎이 올라와 월동을 한 후 봄에 잎이 지고 나면 9월경에 붉은 꽃을 피웁니다.

길게 퍼지는 수술들은 왕관 모양을 하고 있으며 그 화려함은 여느 꽃에서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 꽃에는 슬픈 전설이 서려 있답니다.

먼 옛날 토굴에서 용맹정진하던 스님이 있었는데, 불공을 드리러 온 어여쁜 여인에게 한눈에 반해 버린것입니다.

스님은 혼자서 가슴 앓이를 하다가 결국은 상사병으로 쓰러졌고 , 그 자리에 피를 토하듯 붉은 꽃이 피어 났다고 합니다.

절 주변이 이 꽃이 많은 이유는 뿌리에 독성분이 강한데,  탱화를 그리거나 창호지로 문을 바를때 그 즙을 섞어 바르면

좀이나 해충으로 부터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꽃무릇 군락지는 고창의 선운사 , 영광 불갑사, 함평의 용천사가 유명합니다.